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지난해 봄 연이은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 동해안과 경북 지역 등 전국에 20일 19건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경북 포항에서는 산불로 주민 1명이 숨지고 강원과 대구지역에서도 불이 민가쪽으로 번져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전국에 산불 비상 경계령을 발령하고 전 공무원의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20일 오전 5시30분께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속칭 혀바위골(해발 406㎙)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나 오후 10시 현재 임야 10㏊(3만평ㆍ경찰 추산)를 태우고 계속 동해안 방면으로 번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헬기 17대와 소방차 13대, 공무원 주민 군인 등 1,700여명을 투입, 진화작업을 폈으나 산세가 험한데다 초속 7~12㎙의 돌풍이 불어 애를 먹었다.
해가 진 오후 7시 이후에는 헬기가 뜨지 못하고 인력 대부분이 철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는 불이 17채의 민가가 있는 옥계면 낙풍리쪽으로 번지자 주민 60여명을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키고 소방차로 마을 주변에 물을 뿌려 불길 확산을 막았다.
오후 1시께는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1리 야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7㏊를 태운 뒤 밤새 38번 국도를 넘어 고사리 차구리 3개 마을로 계속 번지자 강원도는 인근 발리리 삼척화약저장고에 있던 석회석 채광용 화약 17톤을 동해시 삼성화약저장고로 옮겼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금장리 뒷산에서도 이날 오후 1시35분께 불이 나 임야 수십 ㏊를 태우고 인근 청하면 바닷가로 번졌다.
이날 불로 오징어 건조작업을 하던 윤모(57ㆍ여)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고, 민가 인근까지 번져 한때 흥해읍 칠포 1ㆍ2리 등 50여가구 5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오후 4시50분께는 대구 동구 공산동 공사파출소 뒷편 팔공산에서, 오후 5시10분께는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야산에서 불이 나는 등 이날 대구ㆍ경북지역에서만 1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곽영승기자
yskwak@hk.co.kr
이정훈기자
j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