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연출가의 한 명인 이윤택의 셰익스피어 작품 두 편이 국내 최고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을 차지한다. 국내와 러시아, 일본, 독일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햄릿'과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태풍'(원제 '템페스트')이 다시 올라간다.'햄릿'은 그의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23일부터 자유소극장에서, '태풍'은 서울예술단이 30일부터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내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가장 많이 다뤄본 연출가로서, 연극적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한국적 양식을 탐색해온 그의 무대 작업은 이 두 작품에도 나타나고 있다.
'햄릿'은 무덤 앞에서 벌어지는 한판 축제로 풀어간다. 햄릿이 유령을 만나는 것은 무당이 신들리는 과정으로 표현되고 우리네 전통적인 소리와 몸짓이 극중극을 이끈다.
뮤지컬 '태풍'은 체코 작곡가 데넥 바르탁의 음악에 국악 작곡가 김대성의 불교음악 범패와 구음, 전통가곡인 정가를 응용한 음악이 가세하고, 검도와 선무 등에서 가져온 춤이 등장한다. 대형 무대가 태풍에 휩쓸리고 요정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햄릿은 96년 초연 때의 주역 배우를 바꿨다. 연희단거리패의 2대 햄릿으로 독일과 일본 공연을 갔던 이승헌이 햄릿으로, 초대 햄릿 김경익은 햄릿의 친구이며 극중 서술자인 호레이쇼로, 거트루드 왕비로 나왔던 김소희는 오필리어로 출연, 새로운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태풍'도 배우가 달라졌다. 마법의 태풍으로 과거의 원수들을 섬으로 불러들여 화해를 이끌어내는 주인공 프로스페로는 뛰어난 가창력의 박철호로 바뀌었고, 구세대의 증오를 녹이는 젊은 두 연인 퍼디넌트와 미란다로 뮤지컬 스타 남경주-이정화와 함께 새 얼굴 송영두-김선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공연일정
햄릿/23일부터 4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516-1501
태풍/30일부터 4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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