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리기붐을 타고 뛰어서 출ㆍ퇴근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아침 저녁 도심 복잡한 거리나 한강교 등지에서 경쾌한 트레이닝복 차림이 눈에 띈다면 거의 틀림없이 그들이다.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양식당 '오스트레일리안 그릴'의 조리사 이동현(31)씨는 그런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중의 한명이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집에서 강남구 삼성동 직장까지 25㎞를 일주일에 사흘은 뛰어서 오간다.
이씨가 달리기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철인 3종 경기에 첫 출전한 지난해 3월. 5년간 취미로 익힌 자전거 실력을 믿고 경기에 나섰다가 뜻밖에 달리기 재미에 눈 떴다.
"끈기있게 자신과 싸울 수 있는 것이 달리기의 묘미죠. 하루 8시간 꼬박 서 있어야 하는 조리사 직업의 특성상 다리힘을 기르는데도 최고입니다."
달리기 출ㆍ퇴근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인파에 부대끼며 1시간10분여를 고통받느니 시간은 더 걸려도 좋아하는 달리기나 원없이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하루에 왕복은 무리여서 오전근무 때는 출근을, 밤 10시에 끝나는 오후 근무날은 퇴근만 뛰어서 한다. 신촌_서강대교_잠실둔치를 잇는 코스가 족히 2시간은 걸리지만 갈수록 실력이 늘어 최근에는 1시간40분만에 주파한 적도 있다.
최근 마라톤 풀코스도 3시간 30분이라는 호기록으로 완주해낸 이씨는 동료직원 10여명과 함께 곧 사내 마라톤 클럽도 만들 계획이다.
충남 태안의 초등학교에서 육상과 야구선수로도 뛰었다는 그는 전문대 양식조리과를 졸업하고 93년 상경, 99년부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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