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닥에 붙이는 방향감지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미 위스콘신 대학에서 개발 중인 이 기기는 우표만한 크기의 센서를 혓바닥에 부착, 앞이 안 보이는 맹인들이 이 장치가 전해주는 신호에 따라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금으로 도금돼 있는 이 센서에는 작은 비디오카메라가 부착돼 있어 방향정보를 수집하고 결과를 전류 형태로 전달,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할 때는 혓바닥의 오른쪽에, 왼쪽으로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혓바닥 왼쪽에 자극을 보낸다.
맹인이 미리 지정된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방향신호를 보내주는 안내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머리 위에 별도의 기기를 부착하면 앞에서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사람이나 자동차 등도 감지할 수 있어 돌발적인 위험도 대비할 수 있다.
연구진은 "다른 피부조직과 달리 혓바닥에는 지속적으로 침이 공급돼 축축한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전류가 더욱 잘 흐르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최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미 해군도 어두운 심연에서 탐사작업을 벌일 때 이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자체적인 시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기기의 상용화 시점이나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왕립맹인협회는 이 기기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회 대변인인 존 웰스맨은 "상용화한다 해도 일반 맹인들이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맹인들의 지팡이와 안내견을 대체할 만큼 획기적인 기기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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