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동전화시장에서는 소비자단체와 사업자들이 요금인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 단체는 일부 사업자의 이익이 작년에 수 천억원에 이른 만큼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사업자들 측에서는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현재의 순이익을 차세대 이동통신 IMT2000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동전화시장에서 순이익이 발생했다고 해서 이를 정부가 나서서 요금규제를 통해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래에 대한 투자의 타이밍이 중요한 정보통신산업에서 정부의 요금규제에 의해 투자 결정이 왜곡된다면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동전화요금 수준은 정부의 규제가 아닌 시장경쟁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동전화시장에서 일부 사업자가 이익을 많이 낸 것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요금경쟁의 가능성이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금경쟁 가능성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시장에서는 품질이나 브랜드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업자가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게 되며, 그 사업자는 규모의 경제에 의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을 누리게 된다.
브랜드 면에서 떨어지는 사업자들은 요금경쟁을 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들이 요금을 갖고 경쟁할 수 있다면, 브랜드 우위를 갖고 있는 사업자의 경쟁적 우위와 이익은 상당히 삭감될 것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 방법은 시장에서 사업자들이 요금경쟁을 할 수 있는 판을 열어 놓는 것이다. 첫째, 단말기보조금을 쓸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작년에 사회문제로 떠오른 이동전화단말기 과소비를 부추긴 것은 단말기 보조금이 아니라 통화요금의 경쟁을 막고 의무가입기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의무가입기간과 단말기보조금의 사용은 선진국에서도 널리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둘째,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요금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동전화시장에는 전혀 요금규제가 가해지지 않는다.
그만큼 이동전화시장에서의 경쟁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요금규제를 없애더라도 사업자가 약탈적 행위나 독점적 가격설정을 한다면 현재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이용약관 변경명령권에 의해 충분히 사후규제가 가능하다.
셋째, 사업자의 요금제도 다양화, 이동전화 재판매사업 등을 통한 실질적인 요금경쟁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요금제도의 다양화 등은 요금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요의 충족에도 기여할 것이다.
최선규ㆍ명지대 정보통신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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