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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벤처' 검찰중재로 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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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벤처' 검찰중재로 손잡아

입력
200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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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원지간(犬猿之間)'처럼 다투던 두 경쟁 벤처업체가 검찰의 설득과 중재 끝에 손을 맞잡고 미국시장 공략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폐쇄회로 TV 기록을 디지털화해 저장하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분야의 선도적 벤처기업인 S사와 T사간의 해묵은 갈등이 법적다툼으로까지 옮겨붙은 것은 올해 초.

S사 프로그래머였던 박모(33ㆍ구속)씨가 지난해 11월 회사를 옮기면서 DVR 회로도를 몰래 가져나가 별도 제품을 생산하자 S사측은 박씨의 배후로 업계 라이벌인 T사를 지목,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사장들이 서울대 공대 2년 선후배사이였지만 두 회사는 이전부터 시장 장악을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코스닥 등록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을 벌여왔다.

사태 파악에 나선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정진섭ㆍ鄭陳燮 부장검사)는 T사가 박씨에게 속은 투자자일 뿐 범죄혐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S사의 기술력과 T사의 마케팅력을 결합하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함께 시장 확대와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을 권했다.

이후 두 회사간의 물밑 접촉이 진행돼 2월에는 T사가 S사가 발행한 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전격 인수, 화해의 손을 내밀었고 S사도 지난 15일 고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까지 DVR 시장에 뛰어드는 마당에, 전도가 유망한 두 벤처기업이 서로 상처를 입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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