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은 전세계적인 문제로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는 연간 4억톤, 2011년부터는 연간 20억톤의 물이 부족하게 될 전망이다. '무궁한 자원'으로 인식됐던 물이 이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고갈되거나 오염위기에 처해 있다.물절약을 일상생활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본사가 환경부, 물절약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지난해 12월21일부터 각 가정과 사업장, 학교, 군부대 등을 대상으로 우수 사례와 수기를 공모해 선정한 최우수상 3편을 소개한다.
"졸졸새는 물받아 하우스 화초 재배"
■ 분당 서당초등학교(교장 은정남)
서당초등학교에는 한방울의 물도 그냥 버려지지 않는다. 은 교장이 1997년 11월 P군으로부터 충격적인 제안을 받고 대대적인 물절약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P군의 보고는 학교에서 낭비되는 물이 1년에 500톤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수도꼭지에서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20분이면 우유컵 하나를 채우고 1년이면 10톤이 된다. 학교에 설치된 수도꼭지가 모두 50개이니 1년간 500톤이 낭비된다는 계산이다.
은 교장은 P군의 제안대로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해 물통을 설치했다. 버려질 물을 모아 화단에 뿌리고 비닐하우스에서 화초를 재배하는데 사용했다. 걸레를 빨 때도 모아둔 물을 이용하도록 했다.
기름기 많은 반찬이 나오는 날 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물이 2배나 많아지는 것을 보고 세척방법도 바꾸었다. 학생들이 식사 후 화장지를 이용해 식판닦기 운동을 벌인 결과 세제와 물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은 교장은 "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학생들이 불편하다고 투덜댔으나 버린 물로 비닐하우스에서 화초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모두 흐뭇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포항제철소(소장 강창오)
매년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경북 포항지역에서 포항제철이 영천댐을 통해 공급받는 원수량은 하루 30만톤의 절반 가까운 13만톤. 제철소의 특성상 뜨거운 철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포철은 이 같은 물사용량을 20% 줄이기 위해 지난해 전 직원이 물절약 운동에 나섰다.
제철소는 우선 월별로 관리하던 용수사용량을 일일관리체제로 바꾸었다. 물절약 홍보용 스티커를 제작해 전직원에게 배포하고, 설비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냉각수의 순환사용 횟수를 늘린 뒤 정화과정을 거쳐 후공정에서 재활용했다. 특히 냉연공장에서는 제품을 최종적으로 세척하는 직접세척수를 한번 사용하고 폐수처리했으나 회수해 공정수로 재활용해 원수 공급량이 10만4,000톤으로 줄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1년간 총 411만6,000톤을 절약해 4억7,000만원의 원수구입 비용을 절감했다.
■ 국군 청평병원 황해진 소령
지난해 4월 국군 청평병원의 시설과장으로 부임한 황 소령은 공공요금 절약이 최대 과제로 주어졌다. 황 소령은 우선 낭비가 가장 심하다고 판단한 물절약운동부터 시작했다.
국군병원을 찾는 많은 장병들을 대상으로 물절약 홍보에 나서는 한편 세수와 양치질할 때 수돗물 잠그기, 좌변기에 벽돌넣기 등 흔히 알려진 절수방안을 총동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그해 4월 수돗물 사용량이 전년에 비해 60%나 줄어들었다.
어느날 목욕탕에 들렀다가 샤워를 하면서 틀어놓은 물이 바닥에 흥근히 고여 있고, 고장난 샤워기에서는 연신 물을 뿜고 있는 것을 보고 욕조에 물을 반만 받아 사용하기와 사용한 물로 목욕탕 청소하기 운동을 벌였다.
또 한번에 최대 1톤가량이 들어가는 취사장 집수조의 물은 취사용은 물론, 식기세척과 취사장 청소 등에 사용하다 보니 쉽게 오염돼 버리는 것을 개선, 집수조를 2단으로 구분한 결과 수돗물 사용량을 34%나 줄일 수 있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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