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녀들 방에 컴퓨터를 그대로 둬야 할 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컴퓨터는 필수라지만 자살ㆍ엽기사이트나 인터넷을 통한 청소년매춘 등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걱정이 되는 것이다.스스로 "컴퓨터에 미쳤다"는 김성진(金聖眞ㆍ17ㆍ경기 평택시 청담정보고 2)군은 부모님들의 이런 근심을 씻어 줄 수 있는 유해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김군은 지난해 9월 한국일보 인터넷 사이트(www.hankooki.com)에서 '유해사이트 차단프로그램의 차단율이 30%도 안돼 유명무실하다'는 기사를 읽고 "내가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한 달만에 유해사이트 차단소프트웨어를 완성했다.
자녀들이 유해사이트에 접속한 것을 봤을 때 부모님들이 "뭐야?"라고 소리친다고 해서 '모야(moya)'라고 이름붙인 이 소프트웨어는 정보통신부에서 유해사이트로 지정한 8만8,000여개의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해주는 것은 물론 자녀가 접속한 사이트를 저장해준다.
또 부모님이 사무실에 앉아서도 지금 자녀가 어디에 접속했나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난해 배재대가 개최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학생부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모야'는 학부모정보감시단(www.cyberparents.or.kr)을 통해 무료로 배포된다.
'모야'를 개발했지만 유해사이트는 결국 청소년 스스로 절제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 1월에는 '유해사이트 우리 손으로 없애자연합(www.netstune.com)'을 만들었다. 유해사이트를 찾아 운영자에게 항의하고 신고하는 일을 하는 이 사이트는 올 2월 네띠앙이 선정한 '휴먼사이트' 4곳 중 1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충북 음성이 고향으로 컴퓨터가 좋아 정보특성화 고등학교를 찾아 유학중인 김군은 "어른들이 더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모야'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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