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8월 대한항공기 괌 추락 사고 당시 사망한 이성철 전 인천제일상호신용금고 회장의 1,000억원대 유산 상속 문제를 놓고 이 전 회장 형제와 사위간에 벌어진 법정 다툼은 사위의 승리로 끝났다.대법원 2부(주심 이용우 대법관)는 15일 이 전 회장 형제 7명이 사위 김모(36ㆍH대 교수)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분쟁은 상속인인 자식이 상속 개시 전에 사망했을 경우 자식의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부여한 민법의 대습상속 규정이 자식과 아버지가 동시에 사망했을 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으며, 대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속인이 될 직계 비속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로 규정한 대습상속 범위에는 '상속인이 될 직계 비속이 상속개시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포함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 전 회장과 상속인인 딸이 사고로 동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위인 김씨에게 상속권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이 전 회장의 150여평 크기의 자택만을 놓고 벌인 시험 소송으로, 사위 김씨는 이날 판결에 따라 이 전 회장의 1,000억원대 재산을 전부 물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 형제들은 지난 1월 서울지법에 김씨를 상대로 인천 제일상호신용금고와 35곳의 건물 토지 등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도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사고 당시 이 전 회장은 부인, 아들과 딸, 며느리, 친손자와 손녀, 외손녀 등 사위 김씨를 제외한 일가족 7명과 함께 숨졌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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