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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차단" 세계 공항·항구 비상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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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차단" 세계 공항·항구 비상령

입력
200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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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이 유럽과 남미 대륙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으나 각국들이 가축들을 도살하고 전염을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는 방법 이외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영국에서 2월 23일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13일 현재 22건이 추가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205건으로 늘어났다. 영국 당국은 이에 따라 구제역에 걸리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가축 11만여 마리를 도축했다.

또 저지대에 방목하고 있는 양 50여만 마리를 도축할 비상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다. 영국 농무부는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도축이 실시되는 바람에 인원이 부족하자 구제역 병균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야생 멧돼지를 사냥하기 위해 국방부에 육군 저격병을 긴급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진 영국에 이어 프랑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정부는 13일 구제역에 걸린 영국 수입 소 6마리를 포함해 114마리를 도축한데 이어 지난 2월 말 역시 영국에서 수입된 양 2만 마리를 도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현재 이들 양들이 20개 지방에 분산돼 있어 구제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구제역이 대륙으로 상륙하자 14일 긴급 수의위원회를 열고 향후 2주 동안 프랑스로부터 가축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발동했다. 프랑스와 인근 국가인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국경에서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등 구제역의 전염을 막기 위해 예방작업에 들어갔다. 또 스위스 노르웨이, 폴란드 등도 프랑스 산 가축 또는 육류 수입을 즉각 금지했다.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은 아예 EU의 가축과 육류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이날 EU측과 사전 통지나 협의를 거친다는 수의협정을 무시하면서 까지 금수조치를 내렸으며, 각 공항과 항구의 동물 검역반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미국은 또 EU가 구제역 봉쇄조치를 제대로 취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전문가 40명을 유럽에 급파했다.

이 같은 금수조치에 따라 유럽 축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248만 2,000마리 가축을 수출, 11억 7,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프랑스 뿐 아니라 축산업을 주 산업으로 하고 있는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또 사료용 곡물 수요와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에도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아앨랜드는 이미 17일 예정된 성 패트릭의 날 축제를 취소했다. 한편 13일 아르헨티나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칠레 등 남미 국가들도 비상 대책에 나섰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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