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14일 상문고의 수업파행이 계속됨에 따라 희망하는 신입생들을 퇴학조치한 뒤 동일 학군내 학교로 편입학 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시교육청은 또 상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인학원이 28일까지 학교를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관선 임시이사를 파견할 방침이다.
서범석 서울시 부교육감은 이날 "상문고가 사흘째 수업파행을 겪고 있어 신입생 재배정 유보조치를 철회한다"며 "단 학교배정을 다시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자퇴 후 편입학 배정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15~16일 자퇴 및 편입학 원서를 받은 뒤 16일 저녁 전산추첨을 실시, 17일 배정결과를 발표하고 19일부터 새로 배정받은 학교에 수속절차를 밟도록 했다. 2, 3학년 재학생들도 희망학생에 한해 15~21일 시교육청에서 자퇴 및 편입학 신청을 받아 다른 학교로 배치한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상문고를 '전기 일반계 고교'로 지정하는 방안은 학교 정상화 추이를 지켜본 뒤 9월말께 결정키로 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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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고 신입생들의 하루
14일 낮 상문고 주변의 PC방들. 학교에서 사라진 학생들이 모두 모여있다. 대부분 가슴에 신입생임을 나타내는 보라색 교표를 달았다. PC방 전체를 한반이 '점령'한 곳도 있다.
신입생 최모(16)군은 "학교까지 오긴 했지만 분위기가 워낙 뒤숭숭해 하교시간까지 PC방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고, 김모(16)군도 "집에 있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친구들 얼굴이라도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다들 컴퓨터에서 흥미거리들을 찾아보거나 잡담으로 시간을 때우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한 신입생은 "재배정 대상 학교 홈페이지에 '상문고 반대' 등 살벌한 글이 많이 올라있어 걱정"이라고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PC방 주인 장모(32)씨도 "매상이 오르는건 좋지만, 수업시간에 여기있는 아이들을 보면 씁쓸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학교 안팎에서는 이날도 대신 '등교'한 학부모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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