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축출한다.'세계기구가 미국을 내쫓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가장 강력한 국제스포츠기구인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이 도핑문제를 앞세워 육상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축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뽑아들기 일보직전에 있다.
세계육상경기연맹의 아르네 롱크비스트 수석부회장은 11일 도핑문제 처리에 미온적인 미국을 IAAF회원국에서 배제시키는 사안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며 이것은 IAAF헌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총회이전에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연맹 총회는 7월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 있을 예정이다.
세계연맹의 미국축출 공론화는 최근 미국육상연맹이 금지약물 복용혐의가 있는 자국선수들에 대해 보호자세를 취한데서 비롯된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때 미국육상연맹이 10여건에 달하는 자국선수의 금지약물 복용건에 대해 조사중이고 스테로이드계통인 난드롤론 2건에 대해 무혐의 종결처리했다는 보도가 터져나온뒤 세계연맹은 미국에 극도의 불만을 표시하며 적절한 조치와 함께 정보제공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육상연맹은 혐의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명단 등 상세한 정보제공을 거부, 세계연맹의 분노를 샀다.
미국연맹은 이들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세계연맹은 "누가 조사를 받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며 크게 반발했다.
모리스 그린, 매리언 존스 등 최고의 슈퍼스타들을 잃게 될 지 모를 위험성에 대해 세계연맹은 현재의 미국 육상연맹과는 별도의 미국 육상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시나리오까지 마련해 두고 있어 단순한 엄포가 아님을 내비췄다.
세계 최강의 스포츠기구와 초강대국 미국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관심이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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