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빌 클린턴 전 행정부 때 다양하게 활용했던 각종 특사를 40% 이상 감축하는 대대적인 조직축소 작업에 착수했다.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무부 조직을 재정비하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이 클린턴 행정부 때의 전체 특사 55명 가운데 23명의 직제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및 샘 넌 상원의원과 함께 아이티 특사를 맡기도 했던 파월 장관은 지난 2월 상원인준청문회에서 "너무 복잡하게 활용중인 특사제도가 과연 필요한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바우처 대변인은 존속키로 한 특사 22명 가운데 종교자유 담당 대사와 대 테러조정관 등 법에 규정된 7개 직제와 한반도평화회담 특사를 포함한 19개 직제만 계속 남겨 두고 나머지 6개 직제는 앞으로 6개월 안에 폐지 여부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한국과 관계자는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반도평화회담 특사는 폐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웬디 셔먼 대사가 맡고있던 대북정책조정관은 폐지 또는 존속 등 어디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폐지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특사제도 축소는 외교 업무의 지나친 특화를 막고 담당차관보와 국장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중동 평화협상의 주역인 데니스 로스가 10여년동안 맡았던 중동담당 특사와 토머스 맥클라티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해 마련된 미주지역 담당특사의 직제도 폐지됐다.
또한 에티오피아-에리트리아 특사, 사이프러스 특사, 교통문제 특사, 아동문제 특사, 아이티 특사 및 발칸 특사 등도 폐지됐다. 그러나 날로 문제가 심각해져 가는 분야인 군축 특사, 핵 비확산 특사, 기후문제 특사 등은 존속됐다. 폐지되는 특사의 업무는 각 지역 및 정책 담당 부서에서 처리하게 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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