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행과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우량 A급 채권에 이어 BBB급 회사채까지 순발행(발행>상환)으로 돌아섰으나, 투기등급채권(BB급)은 여전히 차환발행이 어려운 순상환(발행이에 따라 회사채 시장 경색완화는 현재로선 '국지적'이며, 신용도별 양극화의 심화속에 일부 '적격기업'만 그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1월까지 순상환이 지속되던 BBB등급 회사채는 2월중 일반공모 발행이 회수보다 2,371억원 많아져, 지난해 5월이후 처음으로 순발행을 기록했다. 우량 A급 회사채는 1월 9,085억원, 2월 1조5,200억원 등 두달째 순발행 상태를 이어갔다.
그러나 투기등급인 BB급 회사채는 지난달 5,484억원이 순상환돼 1월(3,740억원)보다 상환규모가 더 늘어났다.
신용능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여전히 만기연장 및 차환이 되지 않아 자금회수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별 금리격차도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국고채 유통수익률과 AA-등급 우량채권간 금리차는 2월 평균 1.34%포인트로 전달(1.70%포인트)보다 좁아졌고, BBB+급 회사채도 1월 3.13%포인트에서 지난달엔 2.77%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국고채와 BBB- 급(투자적격중 최하위등급) 회사채의 금리격차는 작년말 4%포인트대에서 1월엔 5.88%포인트, 지난달엔 6.37%포인트까지 치솟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기등급 기업은 자체신용으로 일반공모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계속 막혀 있거나, 차환되더라도 고금리를 물어야 하는 실정"이라며 "시장의 회사채 소화기반은 아직은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2월중 금융기관이 순매입한 1조3,130억원의 일반 공모회사채중 국민연금이 4,195억원을 인수했고, 보험(1,000억원) 농협상호금융(2,300억원) 새마을금고연합회(2,700억원) 신협중앙회(1,800억원) 등이 비교적 많은 물량을 샀다.
그러나 최대 매수처인 은행과 투신, 은행신탁은 인수규모가 각각 195억원, 49억원, 67억원에 불과해 '기관중심의 회사채시장 정상화'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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