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에 사는 주부 김모(45)씨는 쇼핑하러 나설 때면 모임에 나가는 것 못지 않게 옷차림에 신경을 쓴다.매장 직원들이 위 아래로 훑어보는 시선 때문이다. "백화점이라도 갈라치면 웬만한 정장에 구두를 차려 입어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점원으로부터 말대꾸도 얻어 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고가 브랜드 매장일수록 더 심하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고객들의 옷이나 핸드백, 액세서리 중에서 이름난 브랜드가 하나라도 눈에 띄지 않으면 점원들의 태도는 썰렁해지기 일쑤다. "얼마에요"라고 묻는데 "아주 비싼 거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점원들은 "비싼 옷을 살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미리 단정지어 버리거나 또는 옷을 팔기 위해 은근히 고객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주눅 든 소비자들은 기분이 상한 채 발길을 돌리거나 옷을 사는 실수도 저지른다.
물론 값비싼 옷 가격에는 매장에서의 질 좋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서비스는 판매자의 '시혜'가 아니다. 소비자가 '선택'이다. 걸친 옷이나 액세서리의 브랜드와 값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습관이 어디 백화점뿐인가. 호텔이나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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