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은어가 43년만에 돌아왔다.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는 지난해 국립수산진흥원에 의뢰, 한강어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한강에 모두 56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강에 사는 물고기가 50종을 넘은 것은 1958년 이후 처음이다.
◈ 상당수 어종 첫 출현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버들메치, 젓뱅어, 가숭어, 점농어, 황쏘가리, 강주적양태, 날개망둑 등 지금까지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어종도 출현, 눈길을 끌었다.
또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참게, 황복, 웅어, 쏘가리, 모래무지 등이 곳곳에서 발견돼 한강의 어류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잠실 수중보 밑에서는 1~2급수의 맑은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은어가 확인돼 시 관계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은어는 58년 한차례 조사된 뒤 줄곧 찾아볼 수 없던 어종이다.
◈ 일부 어종은 여전히 '실종'
그러나 58년 조사 당시 발견됐던 쉬리와 송사리, 버들붕어, 농어 등 16종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아 외래종 비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한편 가장 쉽게 발견되는 어종으로는 잠실수중보 상류에서는 대농갱이, 납지리가, 중ㆍ하류 에서는 강준치, 누치가 꼽혔다.
◈ 수질 개선, 어종 증가세
58년 조사에서 무려 61종까지 확인된 한강의 물고기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70년대 이후. 공유수면 매립공사 등이 본격화한 데 이어 82~86년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물고기가 알을 낳을 수초 등이 사라져 90년에는 한강의 어종이 21종까지 급감했다.
이후 수질이 개선되면서 점차 증가세를 보여 94년 39종, 98년 46종까지 회복됐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주변 도시들의 하수처리율 증가에 따른 수질 개선과 생태계 안정이 지속되면서 어종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 다양한 어종이 출현할 수 있도록 생태환경 복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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