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가 13일 민주ㆍ자민 양당 국정협의회에서 국회 운영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요지는 국회가 시도 때도 없이 열리고 그 때마다 총리나 장관은 물론, 공무원들이 국회에 불려가기 때문에 "정부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총리는 "임시국회에서는 보통 특정한 사안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최근엔 임시국회가 열릴 때마다 국정 전반을 다루려 한다"며 국회의 중복성과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이 총리는 또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의 일문일답식 보충 질문에 대해 "본 질문과 관계가 없는 내용이 나오거나 여야가 공방의 기회로 삼는 등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총리의 언급은 상시 국회를 명분으로 짝수 달마다 국회를 열고 본회의 때 일문일답을 도입하는 등 국회 개혁 차원에서 새로 마련된 제도의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짝수 달뿐만 아니라 '방탄 용'으로 홀수 달에도 국회가 열리는 정치권의 상황을 비판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총리는 본회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질문의 90%이상이 총리에게 집중된다"며 개인적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정치권에서도 상시국회가 자칫 행정공백을 초래토록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대정부 질문 시간과 질문자 수를 줄이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매번 하지 않는 등의 보완책을 야당 총무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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