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과 산악인들이 모여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지킨다. 시인 김용택 안도현 성낙권 서홍관 권경업, 소설가 정도상 표성흠, 화가 조진호, 개그맨 전유성, 사진작가 김종곤 임소혁, 언론인 최화수 유동훈, 한국산악회 부회장 서립규, 생물학자 현진오씨 등은 위기에 처한 지리산을 보전하기 위해 다음달 말 '지리산을 아끼는 모임'을 결성키로 했다. 이에 앞서 이 달 24일에는 지리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활동방향과 사업 계획을 정할 계획이다.이들이 모임을 만들기로 한 것은 지리산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 지리산 자락에 정부는 댐을 세우겠다고 하고 남원시는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하며 구례군은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땅이라도 조금 있는 사람들은 길목에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짓고 있다.
"지리산이 어떤 산입니까. 예부터 삼신산(三神山)이니 오악(五嶽)이니 하며 신성시해오지 않았습니까. 빨치산 활동을 둘러싼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곳도, 근거없는 지역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는 곳도 바로 지리산이지요. 대화합의 산입니다. 산악인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알피니즘의 고향이지요."
모임 총무인 임소혁(任素爀ㆍ52)씨는 지리산의 이런 역사성과 상징성이 개발의 바람 속에서 사라지는 것 같아 특히 안타깝다고 말한다.
모임은 지난해 종교계와 환경단체가 중심이 돼 발족한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과 활동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국민행동이 댐 건설 저지 등 운동단체로 활동한다면 모임은 시와 소설, 사진 등을 통해 국민 정서에 호소할 계획이다.
가령 지리산 주능선의 구상나무나 노고단의 원추리를, 사진작가들은 사진으로, 시인들은 시로, 소설가는 소설로 다룸으로써 사람들 마음 속에 지리산의 소중함이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년 중 지리산 백서를 내고 연말에는 지리산의 아름답고도 장엄한 모습을 담은 달력도 낼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계간지도 제작한다. 임씨는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초등학생도 들어올 수 있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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