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 의회에서 첫 정치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하원에서 부시 대통령의 야심적인 세금감면계획의 핵심인 소득세 감면안이 민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 10명이 예상을 깨고 공화당측에 가세, 부시 대통령에게 더욱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하원에 상정된 9,580억달러의 소득세 감면안은 향후 10년간 1조6,000억 달러 규모를 감세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감세계획의 핵심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한나절 동안 치열한 논전을 전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감세안은 의료보험 등 복지정책을 어렵게 하는, 고소득 납세자에 유리한 정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공화당은 "감세는 침체조짐을 보이는 경제에 자극제가 되고 가정의 소득을 늘려 줄 것"이라고 맞받았다.
결국 저녁 6시에 투표가 실시됐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의석이 220석으로 민주당보다 불과 9석이 많지만 투표 결과는 찬성 230, 반대 198.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하고 민주당 의원 10명이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감세 홍보차 중서부 지역을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은 노스다코다주 파고 공항에서 소식을 듣고 "영광이며 의원들에게 대단히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은 "세금감면 비율과 규모가 너무 크다"면서 "상원에서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크로스보팅한 10명의 자당 의원들이 대부분 보수적인 남부출신으로 예상보다 반란 규모가 크지 않았다면서 상원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정치 분석가들은 하원의 표결 결과는 상원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원은 현재 양당이 의석상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표결결과 찬ㆍ반이 동수일 경우 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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