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사회초년병이 된 박모(27)씨는 신용카드가 벌써 세 장이나 된다. 급여이체를 하는 은행 창구에서 대출 신용점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권하는 바람에 카드 한 장을 신청했다. 그리고 카드사에 다니는 친구의 부탁으로, 거리의 카드회원 모집인 권유로 새로 발급 받은 신용카드가 두 장이다.하지만 박씨가 실제로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한 장. 하나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혜택이 많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장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발급된 신용카드는 5,795만매. 경제활동 인구 1인당 2.6장 꼴로 발급된 것이다. 이중 발급 후 1년간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휴면카드 발급 비용으로 150억원이 낭비됐다. 카드 한 장을 발급하는데 드는 순수 제작비용은 2,200원이지만 이러한 푼돈이 모여 수백억원 단위의 낭비 요소가 됐다.
흔히 "사용하지 않을 카드는 가위로 잘라버리면 된다"고 말하지만 쓰레기 통으로 들어갈 것이 뻔한 카드를 발급하는데 든 비용 치고는 너무 크다.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연체금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큰 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부터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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