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여중 중퇴생이 무려 127명의 성인남자와 원조교제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던 사건(본보 2월16일자 25면)과 관련, 경찰이 때아닌 '후유증'을 앓고 있다.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검 소년부가 검사 6명 인력으로는 도저히 소환조사를 감당할 수 없어 최근 서울경찰청으로 사건 일체를 넘긴 것.
이에 따라 경찰은 당사자인 K양의 핸드폰 통화내역으로 추적한 127명의 주소지별로 일선서에 2~10명씩 분산수사를 지시했다. 이로 인해 요즘 서울시내 각 경찰서마다 '멀쩡한' 30~40대 남자들이 줄줄이 고개를 떨군 채 불려나오고 있다. 한 형사는 "대부분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핸드폰 번호의 주인이 바뀐 경우도 많아 수사에 애로가 적지 않다"고 난감해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찰의 가장 큰 걱정은 수사상 반드시 필요한 대질신문이다. 127명과 일일이 약속시간을 정해 K양을 데리고 각 경찰서를 순회하면서 신문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어쩌면 127명 남자들을 한 장소에 모아놓고 릴레이식 합동신문을 하는 희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게 한 수사 관계자의 말이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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