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일전에는 '내년5월 개통', 8일에는 '2003년 6월 개통'."서울시가 한남대교 구교 개통예정시기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고 건(高 建) 서울시장도 개통시기를 '내년 5월'로 보고 받은 지 일주일 여만에 '2003년 6월'로 수정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시 주요 정책이 원칙없이 표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고 건시장도 '황당'
한남대교 신ㆍ구교 공사를 담당하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본부장 최재범ㆍ崔在範)는 지난달 26일 고 시장이 주재하는 정례 간부회의에서 "(신교 개통에 따라) 18일 폐쇄되는 한남대교 구교는 내년 5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각 언론매체를 타고 전국에 보도됐다.
당시 본부 측은 "내년 5월까지 36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남대교 구교에 대한 수중교각 및 상판에 대한 교체.보수공사를 모두 끝낼 방침이며, 올림픽대로에서 연결되는 램프공사도 구교 완공시기에 맞춰 개통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이보다 한달여 전인 1월12일에도 건설안전관리본부는 각종 자료를 통해 2002년 5월까지 한남대교 구교 보수공사를 끝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2일 열린 '시민안전과 건강분야'라는 주제의 정례설명회에서도 보수기간 연장 사실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옛 자료 근거 개통 발표
건설본부 측은 그러나 8일 한남개교 신교 개통에 따른 기자회견에서 느닷없이 구교 보수ㆍ개통 예정시기를 당초 내년 5월에서 1년 1개월 늦어진 2003년 6월로 바꿔 발표했다.
최 본부장은 "내년 5월 개통계획은 이전부터 설정돼 있던 옛 자료에 근거했던 것"이라며 "상판을 떠받치는 주형의 보강계획이 뒤늦게 마련돼 개통시기를 재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남대교 구교의 상태에 대한 점검과 보강계획도 없이 '내년 5월 개통'을 공표했던 셈이다.
■각계 비난 속출
서울시의 조변석개(朝變夕改)식 행태가 알려지자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실련의 한 관계자는 "시의 주요 정책내용이 불과 10일 만에 뒤바뀐다는 것은 앞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또 다른 이유에 따라 몇 번이고 수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렇게 큰 공사계획을 쉽게 변경한다는 것은 서울시의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모(35ㆍ회사원)씨는 "서울시가 처음부터 체계적인 보수공사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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