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이 올들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동안 대형 평형만 짓던 주택업체들이 중소형 평형 위주로 분양 전략을 바꾸고, 거품 논란을 빚었던 분양가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모두 경기 침체로 주택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이에 따라 1998년 중소형 평형 의무 건축비율이 폐지된 이후 공급이 크게 줄었던 20~30평형대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수급 여건의 변화에 따라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원리에 의해 균형을 찾아가는 셈이다.
■중소형 공급 증가
6일부터 청약이 시작된 서울 2차 동시분양에 나온 아파트의 86%가 실수요자가 많은 20~30평형대이다. 전체 1,026가구 중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145가구(14%)에 불과하다. 특히 10개 사업장 가운데 7곳이 모두 20~30평형대 아파트만 내놓았다.
또 실수요자를 겨냥해 화려한 외양보다는 내실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아파트 홍보에서도 견본주택에서의 소모성 행사를 대폭 줄이고 아파트 자체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치중하고 있다.
신대방동 롯데아파트와 창동 신도브래뉴는 기존의 재건축 아파트가 고층과 저층만을 일반에 분양하던 관행을 깨고 수직라인별로 조합원 물량을 추첨, 일반 분양자들의 로열층 당첨 확률을 높였다.
또 롯데아파트는 주차장을 지하에 만들어 지상에 차 없는 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신도림동 LG아파트는 39평형 아파트에 30평형대로는 처음으로 4-베이(베란다 쪽으로 난 방의 수) 평면을 도입해 실내를 밝고 환하게 설계했다.
■분양가 인하
분양가는 지역과 평형에 따라 차이가 크다. 다만 중소형 공급을 늘리다 보니 평당 분양가도 당연히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난개발 홍역을 치른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평당 분양가가 50~100만원 정도 떨어지기도 했다.
2차 동시분양에 나온 신도림동 LG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51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50만원 정도 낮다. 내발산동 광성토건 아파트도 평당 513만~548만원선. 다른 곳도 대부분 500만원대에서 평당 분양가가 책정됐다.
용인지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600만~650만원 정도에 분양됐으나, 최근에는 550만~60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달 구성면 보정리에서 분양한 금호베스트빌 33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530만원, 39평형은 561만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중소형 평형 공급이 많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지만, 수지읍 성복리 LG빌리지 63평형이 평당 634만원에 달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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