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만 갖고는 아무래도 부족한가 봐.' 미식축구에 박진감을 더해 지난 2월 새롭게 출발한 XFL(X Football League)이 사면초가를 맞고 있다.XFL은 출범이후 시청률이 4주 연속 곤두박질치면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데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고교졸업자를 영입대상에 포함시킨데 대해 이번에는 코치협회가 맹비난하고 나선 것.
NBC방송과 세계프로레슬링협회(WWF)가 주도해 지난 달 4일 8개팀으로 창설된 XFL은 미프로풋볼(NFL)에 대응하기 위해 좀더 공격적이고 몸싸움도 치열하게 룰을 개정, 개막전 시청률이 10.3%에 달해 성공을 예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산만한 중계, 선수들의 자질 부족,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가 너무 가볍게 흘러간다는 등의 이유로 시청률은 내리막을 거듭, 지난 주 뉴욕 뉴저지-시카고의 경기는 2.6%의 시청률에 그쳤다. 이는 NBC 프라임타임 스포츠중계 사상 역대 2번째 최악의 시청률.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XFL측은 "대학진학을 못한 고교졸업생도 영입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우수선수를 다 NFL에 뺏기는 현행제도상 대학진학을 못하는 우수선수를 미리 걷어가 중흥을 꾀하겠다는 복안.
하지만 이 발표는 기대와 달리 즉각 코치들과 NFL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전미풋볼코치협회 그랜트 티프전무이사는 "이는 선수들의 학업과 신중한 직업선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대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XFL측은 "개인사정에 의해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수십, 수천명의 우수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일 뿐"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곤혹스러움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상업성만 있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예견한 XFL은 '전통'의 위력을 간과, 아무래도 USFL 등 몇 년 못가 망해버린 신생 풋볼리그의 전철을 따라갈 것 같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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