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단 35주년을 맞은 극단 자유의 '화수목 나루'와 극단 여인극장의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간다.자유는 16~25일 서울 대학로의 문예회관 대극장에서,여인극장은 하루먼저인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서울 정동 제일화재 쎄실극장에서 공연한다. 연륜과 연륜이 맞붙게 된다.
1966년으로 거슬로 올라가는 두 단체의 역사는 국내동인제 극단사의 큼지막한 장을 차지하고 있다. 60년 등장한 극단 실험극장이 처음이다.
이러 63년 민중극장, 65년 광장이 생겼고 이듬해 자유와 여인극장이 태어났다. 자유의 '화수목 나루'는 진도 씻김굿의 틀을 빌어 광대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음악, 춤, 연극이 한데 어우러진 한국 전통연회의 특성을 살린 총체극이다. 자유와 처음부터 동행해온 극작 연출가 김정옥의 작품을 프랑스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돌아온 그의딸 김승미가 연출한다.
아주 먼 옛날, 전쟁에 져서 망한 나라의 공주가 죽은 원혼을 달래는 씻김굿을 한다. 여기에 망국의 한을 안고 낯선 땅에 표류한 광대들의 인생유전이 끼어든다.
극은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흘러간다. 극단 자유의 특징 중 하나인 난장 형식의 막간극도 들어있다.
이 때 배우들은 연극에서 빠져나와 온갖 아리랑을 부르고 춤추는 등 저마다 지닌 재주로 광대의 끼를 맘껏 터뜨리다 다시 연극으로 돌아간다.
박정자 박웅 권병길등 연기 경력 30여년의 노련한 배우들과 조덕현 정구연 김승덕 등 30대의 젊은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다. 문의 (02) 765-5475~8
여인극장의 대표 강유정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은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작품이다. 30세인 맥도나는 96년 혜성처럼 등장해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쓴 무서운 신예인데, 이 작품으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서로 끔찍하게 미워하는 모녀의 이야기다. 딸이 결국 어머니를 죽이지만, 자신이 그처럼 증오했던 어머니를 닮은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내용.
작가는 치밀한 심리묘사, 어둡고 신랄한 유머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끝내 거스를 수 없는 운명, 또는 존재의 본질을 말하고자 한다.
40년 가까이 무대를 지켜온 대표적 여배우 김금지가 심술궂은 80대 노파로, 백상예술대상 등 여러 사을 받은 정경순이 그에게 복수하는 40대 노처녀 딸로 나온다. 문의(02)766-1482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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