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감과 허탈감 속에 물러나지만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한미은행장으로 재직하다 1999년 상업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한빛은행의 초대 행장직을 맡으면서 온갖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진만(金振晩) 행장은 5일 오전 이임식을 치르며 갖가지 상념이 교차하는 듯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사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과 관계되는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생각, 도전적 자세로 한빛은행을 경영했고 은행원으로서 마지막 보람"이었지만 2년여간의 성적표는 초라했고 결국 은행을 떠나야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때문인 듯 했다.
그가 한빛은행에 몸 담으면서 입은 재산상의 손실도 컸다. 99년 12월 보유하고 있던 한미은행 주식을 판 돈으로 당시 3,630원이던 한빛은행 주식 2만5,500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정부의 완전 감자 조치로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주당 340원밖에 보상받지 못하면서 투자금액 9,250여만원 중 고작 860만원만 건졌다.
○.김 행장이 "직원들은 서로 편가르기를 하지 말고 단합해 달라"는 말로 이임사를 끝내자 한 직원은 "뛰어난 경영능력과 카리스마를 가졌지만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목표가 좌절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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