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물질의 제4 상태이다. 기체를 초고온으로 가열했을 때 수소, 질소 등 원자들이 충돌하면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이온화한 것이다. 겨울철 극지방에서 자주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도 자연상태의 플라스마이다.플라스마는 고체, 액체, 기체 상태의 물질로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에너지, 환경 문제를 극복할 차세대 주자이다. 20세기에 인류가 플라스마를 발견했다면 21세기는 본격적인 활용의 시대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000년 6월 플라스마(이온가스) 추진체를 이용한 화성탐사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수소가스를 마이크로파로 가열해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고, 플라스마 가스를 분사시켜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플라스마 로켓으로 화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개월. 현재 우주선 추진체에 활용되는 고체 혹은 액체로 된 화석연료로는 8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나사 플라스마추진체연구팀장 프랭클린 창 디아즈는 10년 안에 플라스마 로켓으로 화성탐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경수 박사는 "1929년 미국의 I. 랭뮤어가 플라스마 개념을 도입한 후 지금까지는 제어능력을 길러왔고 이제 플라스마에 대해 깊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활용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사가 주최하는 월례 과학강연 '사이언스 어드벤처' 제5회 강연(3월 17일)에서 다룰 핵융합(fusion)연구는 플라스마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킨 대표적 분야이다.
핵융합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인공태양의 건설. 태양은 1,500만도 이상 고온에서 수소 핵융합에 의해 지구상에서 생산하는 총전력의 1조 배가 넘는 에너지를 내고 있다.
지구에서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려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정도 온도에선 수소 등의 원소들이 완전히 이온화한 플라스마로 존재하기 때문에 플라스마의 제어가 관건이다.
플라스마 응용 연구는 1990년대 들어 활발해졌다. 인공 다이아몬드도 그 결과물이다. 탄소와 수소의 결합물인 메탄을 플라스마화해 실리콘판에 탄소만 달라붙도록 제어하면 VCR의 다이아몬드헤드가 된다.
병원 폐기물 같은 독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초고온 플라스마 소각로, 다이너마이트 대용의 플라스마 건 등 인류가 확보한 플라스마 응용기술은 실생활과 밀접하다. 다만 비용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이제 플라스마 연구의 과제는 경제성 확보이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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