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4시40분 이일행(59)씨 일가족 11명이 고이 잠든 율암마을 비닐하우스에 소리없이 화마가 덮쳤다.주방에서 발화한 불씨는 비닐과 보온덮개 등 인화성 물질을 타고 순식간에 가족들이 잠든 방으로 옮겨붙었다.
이씨와 아들, 며느리, 손자 등 일가족은 갑작스런 불길과 유독성 가스로 미처 탈출하지 못한 채 화를 당했다.
딸 기현(21)씨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했고, 준석(32), 창현(26)씨 등 두아들은 현장에 없어 화를 면했다.
불이 나자 소방관 150여명과 소방차 30여대가 긴급진화에 나섰으나 현장에 도착할 당시에는 비닐하우스가 불길에 휩싸인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누전이나 욕실 전기곤로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물 자체가 인화성 물질이고 통풍이 잘 안되는 데다 하우스 내부구조가 복잡하고 소방차의 접근도 힘들어 인명피해 가 컸다"고 말했다.
숨진 이씨 가족은 10여년전 사업에 실패한 이후 율암마을에 들어와 꽃나무를 재배해 왔다.
비닐하우스 2개동에 내부 칸막이로 방 4개를 만들어 세 아들과 손자 등 3대 13명이 대가족을 이뤄 살아오다 참변을 당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화재가 난 율암마을은 도로에서 2㎞ 가량 떨어진 산밑 외딴 화훼단지로 110여세대가 비닐하우스에서 채소와 꽃재배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
사망자는 이일행(59), 김옥래(55ㆍ여ㆍ처), 황수연(32ㆍ여ㆍ며느리), 이현수(31ㆍ아들), 박부자(27ㆍ여ㆍ며느리)씨와 이유진(8ㆍ여), 이아성(8), 이우성(7ㆍ여), 이아진(2), 이아선(1)군 등 손자 손녀이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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