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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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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외환은행

입력
200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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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곪고, 밖에서 터지고.' 외환은행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말 증자에 성공해 가까스로 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 편입 대상에서 빠진 뒤 "클린뱅크로 거듭나겠다"고 자신했지만 최근 악재가 돌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최근 외환은행에게 가장 치명타가 된 것은 이경재(李景載) 기업은행장의 발언.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노조원들을 달래기 위해 "부실은행과의 합병 또는 지주회사 설립을 하지 않겠다"며 '외환은행=부실은행'임을 간접 지칭한데 대해 격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3일 성명을 내고 "합병으로 인해 중소기업육성 정책자금이 중단되면 중소기업이 흔들려 기업은행의 주수익원이 사라지는 만큼 잠재적 부실은행인 기업은행과의 강제합병을 반대한다"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외환은행측은 합병설이 나돌 때마다 상대방으로부터 '부실은행'으로 공공연히 낙인찍히는 것이 신인도 하락과 직결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외환카드 매각 차질은 대표적인 '내우(內憂)'케이스다. 외환카드 인수협상 막바지 단계까지 이르렀던 싱가포르국립은행(DBS)이 최근 인수 포기를 전격 선언한 것.

씨티은행 등 여전히 외환카드를 탐내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노조측이 씨티은행 매각을 반대하는 등 걸림돌이 많다.

금융계에서는 자구계획의 일환인 외환카드 매각이 차질을 빚거나 지연될 경우 독자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 계열인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도 적잖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고려산업개발 대출금이 150억원 안팎에 불과해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지만 '시한폭탄' 처럼 여겨온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 다른 현대 계열사에게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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