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워싱턴일각에서 1994년 제네바 북미 핵기본합의에 기초해 추진중인 경수로사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미 행정부와 의회 및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이 주장을 요약하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현재 북한 신포에 건설중인 200만Kw 발전용량의 경수로 2기는 여러 가지 문제가 많으므로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포함,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수로에서도 기술적으로 핵폭탄제조용 플루토늄추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공기지연으로 미국이 매년 지원해야하는 중유(연 50만톤)비용부담이 예상외로 막대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차라리 화력발전소로 대체해주자고 주장한다.
화력발전소 대체주장은 1994년 당시에도 제기됐었으나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공감대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부시행정부에 들어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상원인준청문회에서 대북정책을 철저히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워싱턴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에서 잇달아 이러한 주장을 내놓았다.
최근 방한한 미국외교협회(CFR)의 한반도 태스크포스팀과 7일 제임스 릴리 전주한미대사가 같은 주장을 편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헨리 하이드 하원국제관계위원장등 의회중진들은 조지 W. 부시대통령에게 김대중대통령과 경수로사업의 지속적 추진에 대해 합의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경수로사업 재검토는 워싱턴에서 절정에 달해가는 느낌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미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북미기본합의를 준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단은 클린턴 행정부가 이룩해놓은 토대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부의 예산승인권을 쥐고 있는 의회가 워낙 강경자세여서 행정부의 의지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북정책보고서를 작성중인 CFR의 태스크포스팀이 재검토결론을 낼 것이 확실시 돼 앞으로 경수로사업문제는 북한 미사일문제 이상의 핵심쟁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