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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케인즈와 소액주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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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케인즈와 소액주주 운동

입력
200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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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존 M. 케인즈가 20세기초 "정부가 돈을 써서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갈파했을 때, 자본주의의 심장이었던 월스트리트는 그를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아담 스미스가 자본주의의 원리라고 설파한 자유방임주의를 부정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국가들이 정부 재정을 동원한 실업대책을 중요한 국가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재벌의 입장을 대변해온 자유기업원이 소액주주 운동에 대해 비슷한 공격을 가했다.

자유기업원 민병균 원장은 "소액주주 운동가들의 목적은 주주의 이익이 아니라 노동 및 시민운동가에 의한 기업 통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운동을 좌파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경제판 색깔론'을 제기한 셈이다. 민 원장은 나아가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소액주주운동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소액주주 운동은 '개미'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이다. 재벌이 '황제'의 뜻에 따라 부당내부거래를 일삼고, 주주에게 피해를 끼쳐도 개미들은 속수무책인 현실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때문에 대기업들도 소액주주 운동에 어느 정도 화답할 필요성을 느꼈고, 정부도 집중투표제 등 제도개선을 모색중이다.

물론 시민단체의 소액주주운동이 과도한 측면도 있다. 최근 참여연대가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대표 보좌역을 지낸 뒤 지난 총선에서는 당적을 바꿔 출마했던 정치인을 어정쩡하게 비상임 이사로 밀며 외국 단체의 힘을 빌어 특정인의 이사 재선임을 거부한 것 등은 대표적 예다.

하지만 소액주주 운동의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가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가 실업자 구제에 나서는 것보다 원리상 더 자본주의적이다.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식의 공격은 세계적 패러다임이 된 자유시장경제의 완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윤순환 경제부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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