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粉飾) 회계를 일삼는 기업의 특징은 뭘까.LG경제연구원은 28일 최근 금융감독 당국의 부실회계에 대한 강력한 제재 선언으로 투자위험이 극도로 높아진 '비적정 의견기업'의 특징을 소개했다.
LG경제연구원 최수미 연구원은 "1998년 이후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회계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한 80여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이익을 부풀리는 수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재고가 갑자기 많아진다
기말에 재고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리면 매출원가가 줄어들어 순이익이 늘어난다. 99년의 경우 분식 회계 기업의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비율(평균 43%)은 정상기업(17%)에 비해 2.5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팔리지도 않은 매출을 허위로 계산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조작한 기업은 매출채권비율이 정상기업보다 높게 나타난다.
■감가상각비가 갑자기 줄어든다
LG연구원에 따르면 분식기업은 감가상각비처럼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악용한다. 따라서 전년도에 비해 감가상각비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기업은 분식회계의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99년 분식회계 기업의 해당 수치는 8.8로 정상기업(1.1)보다 훨씬 높았다. 또 분식회계 기업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정상기업과 달리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
수익성이 정상 기업에 훨씬 못 미쳐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경기가 최악이던 98년의 경우 비적정 의견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 31.5로 적정기업(0.5)과 비교조차 불가능했으며, 99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1.5를 기록했다.
최수미 연구원은 "분식기업의 절반 가량은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은 '전과(前過)' 기업이며, 전체 비금융 상장기업의 7~8%가 비적정 의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 강화로 올해에는 '비적정' 의견기업이 4~5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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