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연구가 송명호(51ㆍ서울시의회 공보실 주임)씨가 3ㆍ1절 82주년을 맞으며 '국기의 날' 제정 운동에 나섰다. 송씨는 일본 지지신보(時事新報) 1882년 10월2일자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실린 사실을 발견, 공개한 장본인(본보 1997년8월15일자).그는 1949년 태극기가 국기로 선포된 10월 15일을 국기의 날로 제정하자고 인터넷 사이트까지 운영하며 적극적인 운동을 펴고 있다. 송씨가 99년 9월에 만든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2,077명이 접속했는데 그 가운데 92.2%가 국기의 날 제정에 찬성, 송씨의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송씨는 접속자가 3,000명을 넘으면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와 행자부에 국기의 날 제정 건의서를 낼 계획이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에게는 국기의 날 제정 배너 운동을 펴자고 권유해 동참의사도 받아두었다.
국내에 기념일이 연중 56일이나 되는데 송씨가 국기의 날까지 만들려는 것은 국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너무 줄어 보이기 때문이다. 송씨는 "20여년 전만 해도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으면 손가락질 받았는데 지금은 학교에서조차 강하식을 폐지하려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통일 후의 국기형을 고민하는 계기로도 삼았으면 한다.
송씨는 "미국의 '성조기의 날'(6월14일)처럼 이날이면 청소년들이 국기를 그려보고 일화를 들으면서 국기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자"고 제안한다.
78년 서울 왕십리1동 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송씨는 당시 한 아이로부터 태극기를 누가 만들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태극기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 때 "박영효"라는 송씨의 대답에 아이는 근거를 물었고 대답이 궁했던 그는 고서점과 도서관을 뒤지기 시작했다. 궁궐과 왕릉의 태극 문양을 찾아 다니고 태극기 수집가도 만났다. 99년에는 '까불이랑 구경가자 역사 속의 태극기'라는 책도 펴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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