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상회담은 김대중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단독회담이 당초보다 30분이나 길어져 확대회담, 공동 기자회견이 모두 순연되는 등 논의할 테마가 많은 자리였다.회담 시작 전 김 대통령이 " 6개월간 세 번이나 만난 것은 양국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듯이 남북관계, 경제협력, 핵ㆍ미사일 문제에 이르기까지 깊은 대화가 오갔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양국 정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논의됐다"고 밝혀 공동 성명 외에도 공개되지 않는 논의가 많았음을 시사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 방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은) 자기 나라의 목표들을 몇 번이나 강조했고 그 말과 느낌을 김 대통령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협차관 문제나 한국의 러시아제 방산물자 구입문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 정상은 우선 한러 경협과 남북한ㆍ러시아의 3각 경제협력에 기대를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한러 경제프로젝트를 적극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고 김 대통령은 "앞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러시아와 남북한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녁 7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은 덕담이 오간 우의(友誼)의 자리였다. 김 대통령은 "러시아 속담에 '우정에는 거리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서울과 모스크바는 멀어도 각하와 나의 우정에는 거리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양국관계는 수교 후 10년 동안 크게 발전했다"고 화답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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