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로 계층간 소득불평등이 다시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00년 4ㆍ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소득수준 상위 20%의 월평균소득(485만2,000원)은 하위 20%(92만원)의 5.27배로 3ㆍ4분기때의 5.20배보다 증가했다. 상위20%의 소득이 하위20%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소득배율은 외환위기이후 줄곧 높아져 1999년 4ㆍ4분기 5.57배를 기록한뒤 지난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5.56배(1ㆍ4분기)→5.28배(2ㆍ4분기)→5.20배(3ㆍ4분기) 등으로 한때 감소하다 최근 경기악화로 다시 올라간 것이다.
특히 하위 20%의 경우 소비지출(93만9,000원)이 가처분소득(소득에서 세금 보험료 등을 제외한 금액)보다 많아 가구당 월평균 9만9,000원의 빚을 지고 있는 반면, 상위 20%는 150만원씩 저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박사는 "지난해 연간 소득배율(5.32배)이 97년(4.49배)보다 훨씬 높아 외환위기 이후 심화한 소득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앞으로도 소득격차는 쉽게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42만5,000원으로 지난해 3ㆍ4분기보다 4.2% 증가했고, 이중 소비지출은 164만7,000원으로 4.7% 늘어났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99년 17.9%를 기록한 이후 5분기째 하락했다.
또 도시근로자들이 납부하는 소득세 자동차세 등 각종 직접세는 가구당 월평균 9만6,000원으로 99년 4ㆍ4분기(7만8,000원)보다 22.5% 증가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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