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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人面獸心의 노예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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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人面獸心의 노예매춘

입력
2001.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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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1초가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환생하면 훨훨 나는 새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바로 노예매춘의 어둠 속에서 탈출한 한 13명의 윤락여성 중 한 사람의 일기장에 씌어있는 구절이다. 고통과 절망과 자포자기의 고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런 비인간적인 노예매춘이 들통난 것은 여성 4명이 고통을 참다못해 위험을 무릅쓰고 업소 소재지인 충북에서 탈출하여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대도시도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 이런 노예매춘이 12년간이나 자행됐는데도 감시나 규제를 안받았다는 사실에서 당국의 직무소홀과 지역사회의 시민의식 결여를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 조사 결과 노예매춘은 주점을 운영하는 40대 부부의 짓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접대여성을 다룬 행위는 말 그대로 노예매춘이다.

이들을 철창속에 가두고 감시를 했을 뿐 아니라, 임신한 매춘여성을 산부인과 병원에 부탁하여 낙태시킨 후 그 다음날 다시 매춘을 강요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홉번을 낙태한 여성도 있다고 한다.

주인 부부의 눈에는 이들 접대여성들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만도 못한 존재였다. 이런 파렴치한 행위로 돈을 벌어 지방 사교단체의 장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유지로 행세했다니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도리가 없다.

이들의 야만적 행동은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 범죄자 부부의 단죄로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이들 노예매춘의 고통 속에서 오래 신음해온 여성들에게 무엇인가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이런 야만적인 착취 행위가 충북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일만이 아니라고.

우리사회엔 이런 노예매춘이 사실상 만연돼 있다. 그럼에도 문제가 됐을 때 반짝 관심을 갖다가도 다시 잊어버리는 사회풍조가 문제다.

경찰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예매춘이 우리 사회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인권국가를 부르짖는 정부아래서 살고 있다. 가뜩이나 일본제국주의 정신대 만행의 한이 풀리지 않은 역사를 안고 있다. 이런 사회가 스스로 노예매춘을 방임하다니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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