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인간의 뇌세포를 가진 쥐를 만드는데 성공해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지만 생명공학의 윤리적 한계에 관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생명공학회사인 스템셀스는 24일 쥐의 두개골 속에서 인간 뇌의 줄기(幹)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스템셀스의 앤 쓰카모토 과학실험 담당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간의 뇌를 재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뇌 줄기세포의 기능을 이해하고 특정 질병 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탠퍼드대학의 어빙 와이스먼 교수는 다음 단계는 대부분이 인간 뇌세포로 만들어진 뇌를 가진 쥐를 만드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완벽한 윤리적 검정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와이스먼 교수는 "먼저 쥐의 뇌가 몇 %까지 인간의 뇌를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윤리학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해 치열한 윤리논쟁이 촉발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이번 연구는 인체를 구성하는 어떠한 조직으로도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줄기세포를 인체에서 분리해 쥐의 체내에서 배양한 것이다.
인간 뇌세포의 기본이 되는 줄기세포를 이식한 쥐가 성장하면 쥐의 뇌속에서 특정한 기능을 가진 인간 뇌의 세포군이 증식되며 이 세포군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씨병, 뇌졸중 등으로 손상된 부분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와이스먼 교수는 "쥐의 뇌속에 이식된 인간 뇌의 줄기세포가 태아의 뇌속에서와 같은 발전 단계를 밟는다"면서 "쥐의 성장과 함께 줄기세포는 쥐의 뇌속에서 인간 뇌의 구성 부문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쓰카모토 부사장은 스템셀스가 개발한 인간 줄기세포 분리 및 배양 방법이 실용 가능한 것임을 입증했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인체 이식을 위한 세포은행이 설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번 실험을 더욱 발전된 단계로 진행시켜 이들 세포가 어떤 질병 증상에 가장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인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스먼 교수와 쓰카모토 부사장은 줄기세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연구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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