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나. 김영호?" 오로지 김영호를 다시 보기 위해 푸른눈의 검객들이 모두 한국에 모였다.랄프 비스도르프(독일ㆍ세계랭킹 1위) 장 노엘 페라리(프랑스ㆍ2위) 살바토레 산조(이탈리아ㆍ4위) 드미트리 체프첸코(러시아ㆍ5위) 등 세계정상의 칼잡이들이 24일부터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2001 대우그랑프리 남녀 플뢰레 펜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9월 시드니올림픽 펜싱 플뢰레 개인전서 김영호의 '쿠페(어깨넘어찍기)'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던 서양의 고수들이다.
랄프 비스도르프가 누구보다 칼을 곧추 세우고 있다. 김영호가 아니었던들 세계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그가 한국에 발을 들여놓을 리 만무했다.
비스도르프는 시드니올림픽 결승 14_14에서 김영호에게 극적으로 패했던 '그때 그 선수'. 당시 2위 시상대에서 껑충껑충 뛰며 일급매너를 보였던 비스도르프는 김영호의 쿠페에 대한 완벽한 대비책을 마련한 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올림픽 금메달로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김영호는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비장의 기술을 가다듬고 있다.
"운동량이 많지 않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며 겸손해한 올림픽챔피언은 이번엔 '데가제(상대의 방어동작을 연속으로 타고 들어가는 복합공격)'기술로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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