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자들을 통해 그를 들어본다도올 김용옥(전 고려대 교수)씨의 중국 고전에 대한 TV강좌가 다시 한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동양학계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본격적 논의나 비판이 제기되지 않고 있다. 동양학 전공자들을 통해 '도올 강좌'의 공과를 들어본다.
●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김용옥씨 작업은 교양차원에서 이뤄지는 대중강연이다. 학문과 대중의 소통이 중요한 시점에, 그의 강의를 통해 삼척동자도 노자나 공자를 알게 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정해야 할 그의 공적이다. 고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해석하는냐 하는 '해석주체'에 대한 고민이 옅어 보이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그는 분명 나름대로의 해석적 신념과 개성적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다.
학계가 그런 개성을 포용할 수 있는 다양성과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
대학 강의도 쉽게 하라고 하는데, 전국민을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게 강의하는 게 뭐가 나쁘겠는가.
그의 튀는 강의 스타일도 개성으로 봐줄 수 없을까. 외국에서도 학문과 대중의 교량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김용옥씨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도 오류가 많고 노자 해석에서 허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최고수준' '최고권위자' 운운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
노자 강의에서도 '웅변'은 있지만 노자 철학 체계의 전체 구조를 투명하게 파악하고 있느지는 의심이 간다. 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할 일을 해낸 것은 분명하다.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 동양학 부장
김용옥씨가 동양철학을 대중에게 공급하는 효과가 있어 그동안 가만히 있었는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을것 같다.
김용옥씨가 유학의 본산인 성균관대 유학 학자들도 그를 지지한다고 했다는데, 어이가 없었다. 이에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개하고 있다.
그는 입담이 좋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동양철학을 대중화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의 논어 해석은 엉터리다. 일종의 약장수 스타일이다.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떠벌려 팔지만 병이 낫지는 않는다. 더 이상 두고 볼수없어 본격적인 반론을 담은 책을 곧 출간할 계획이다.
● 송영배 서울대 철학과 교수
엄밀성, 과학성,책임성이 따라야 그때부터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옥씨는 그 틀을 집어치운 사람이기 때문에 학문적인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다.
예컨대, 부흥사가 부흥설교를 잘한다고 훌륭한 신학자인 것은 아니다. 반면 신학자가 부흥설교는 못할수는 있다.
질적으로 서로 다른 것이다. 김용옥씨는 일종의 부흥이다. 부흥설교는 잘한다. 하지만 학문적인 차원에서는 논할 대상도 아니고, 논할 가치도 없다.
그는 철저한 상업주의자다. 인기를 얻기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사람이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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