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민주당과 자민련 합동으로 열린 '국민의 정부' 출범 3주년 기념식에서는 양당의 '굳건한' 공조가 강조됐다.김대중 대통령의 치사, 양당 대표의 기념사, 대국민 메시지 등 행사에서 쏟아진 '말'들 속에서는 한가지 변화가 감지됐다.
최근 여권을 설명하는 수식어처럼 돼버린 '강력한 정부, 강력한 여당'이라는 표현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김 대통령은 이협 총재비서실장이 대신 읽은 치사에서 "법과 질서가 바로 서고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강력한 정부라는 표현과 연결시키지는 않았다.
김 대통령은 오히려 "국민의 정부 3년을 맞는 오늘, 국민은 박수만 보내고 있지 않으며 질책과 걱정이 크다"고 전제, "이에 대해 우리가 먼저 반성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여당' 드라이브를 주도해 온 민주당 김중권 대표도 '강력한' 이라는 수식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는 "강력한 정부의 개념을 놓고 불필요한 논란이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 "강력한 정부에 기대와 지지를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상당하다"는 나름의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표현이 문제가 아니라 내실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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