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타 호세이(野呂田芳成) 일본 중의원 예산 위원장의 태평양 전쟁 망언 파문이 확산 중인 가운데 대만에서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경제 고문이 대만 위안부를 '자원조직'이라고 주장, 충격을 주고 있다.대만 최대 플라스틱 회사인 지메이(奇美) 공사의 쉬원룽(許文龍) 회장은 최근 출간된 일본 만화 '대만론(臺灣論)'에 "대만 위안부들은 '창녀'와는 달리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자원한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AP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일본의 우익 인사인 고바야시 요시기(小林善紀)의 작품인 이 만화에서 許 회장은 심지어 "당시 일본군은 엄격한 위생과 임금 기준을 적용하는 등 인권을 중시했다"면서 "희망을 안고 '지원한'여성들을 강제 종군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의 측근이기도 한 許 회장은 지난해 3월 총통 선거 목전에 陳 총통 옹립에 앞장섬으로써 '리덩후이의 마음(李心)'을 대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만화의 작가인 고바야시는 출판 이전에 일본 유학파로 대표적인 친일파로 알려진 李 전 총통을 예방, 작품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화가 공식 출간되자 사회단체들과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대만 위안부 단체인 부녀구원(救援) 기금회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만론'은 황당한 거짓말 그 자체"라며 "출판 및 배포를 금지시키라"고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서점에 진열된 이 만화를 찢으며 "일본인들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대만의 비애"라고 한탄했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당시 약 36만여명의 대만 여성을 중국 및 동남아 전선의 위안부로 징집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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