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 보다는 챔피언 감독이 더 되고싶네요."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부산기아를 95_87로 꺾고 프로 통산 100승(70패)째를 달성한 김동광 수원삼성 감독은 의외로 담담했다.대전현대의 신선우, 청주SK의 최인선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 이로써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비하인드 백패스를 비롯한 현란한 플레이로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명 포인트가드'에서 '농구 명장'의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삼성은 이날 역대 최단경기인 39게임만에 30승(9패)고지를 밟는 겹 경사를 누렸다. 또 6게임을 남겨놓고 있는 삼성이 남은 경기에서 4승을 보탤 경우 한 시즌 최다승기록(33승)도 넘어선다.
사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의 화려함과 달리 85년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SBS, 삼성의 사령탑을 맡았지만 여태껏 농구대잔치나 프로 챔피언결정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는 우승을 맛 본적이 없다. 그 때문일까. 김 감독은 요즘 우승 플랜을 세우느라 머리가 복잡하다.
여우같이 노련한 가드가 없는 데다 외곽 슈터마저 신통치않은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김 감독은 "자신있다.
두고보라"는 말로 대신했다. 경기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은 김 감독은 구단으로부터도 행운의 열쇠와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100승 도우미는 외국인선수 MVP 후보 0순위 아티머스 맥클래리(20점 11리바운드), 신인왕 후보 이규섭(20점), 문경은(16점, 3점슛 3개) 등이었다. 기아 김영만(22점)은 2쿼터 2분36초 루이스 로프튼(9점)의 패스를 받아 레이업 슛을 성공시켜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통산 4,000득점을 돌파했다. 외국인선수를 포함해서는 현대의 조니 맥도웰(4,719점)에 이어 2번째. 다섯 시즌째를 뛰고 있는 김영만은 총 200게임에 출장, 매경기 평균 20점씩을 넣은 셈이다. 기아는 16승24패로 6위 현대(19승20패)와의 간격이 3게임 반으로 벌어져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진출이 어렵게 됐다.
한편 창원LG는 에릭 이버츠(29점)와 조성원(20점)의 외곽슛이 폭발, 캔드릭 브룩스(23점)가 버틴 인천신세기를 93_86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LG는 27승12패로 2위 자리를 거의 굳혔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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