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기원전 8세기 중엽 이후 그리스의 경제적 팽창과 중무장 보병제의 도입, 귀족정의 붕괴 과정에서 자리잡았다는 것이 정설이다.특히 BC 5세기 말 페르시아와의 살라미스 해전에서 활약한 일반 대중의 정치적 발언권이 커짐으로써 민주정치는 더욱 확고해졌다.
영국 옥스포드대 고대사 교수를 역임한 윌리엄 포레스트(1925~1997)가 1966년에 쓴 '그리스 민주정의 탄생과 발전'(한울 발행)은 아테네를 중심으로 그리스 민주주의의 전개과정을 꼼꼼하게 살핀 책이다.
드라콘의 성문법 제정, 솔론과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 등 여러 정치사적 사건은 물론, 당시 만개한 문학과 철학, 미술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지성적이거나 명망 있는 소수란 한낱 신기루와 같다"라는 대전제 하에 당시 '데모스(demos)'라 불린 아테네 일반 평민의 역할에 주목했다.
민주주의란 결국 건전한 정치의식을 갖춘 일반 시민들이 민회와 법정에서 사려 깊고 균형 있는 결정을 통해 공동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책은 2,500년 전 이미 민주주의를 꽃피운 아테네 시민들에 대한 헌사로 읽혀진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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