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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광우병에 이어 구제역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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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광우병에 이어 구제역 파동

입력
2001.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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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에 이어 구제역(口蹄疫) 비상이 걸렸다.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이 21일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영국산 육류 및 관련 제품에 대해 금수조치를 취했다. 이날 즉각 효력이 발효한 EU와 미국의 금수조치는 소, 돼지 등의 육류 뿐 아니라 육가공품, 우유, 살아있는 가축 등 모든 관련 제품에 대해 취해졌다. 핀란드 정부는 자국 국민에 대해 가능하면 영국의 농장을 방문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U는 내달 1일까지 금수조치를 지속하며 27일 관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구제역이 확산할 경우 EU는 금수조치 기간을 더 연장 할 수도 있다. 육류 수출금지조치를 내린 영국의 닉 브라운 농무부 장관도 "수출 금지 조치 기간이 더 연장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당국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을 통제하고 감염 가축을 도살, 소각하는 등 재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영국농민조합이 글로스터셔에서도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혀 구제역이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는 최소 2~3일이 지나야 알 수 있다.

미국과 EU가 이처럼 신속하게 금수조치를 취한 것은 구제역의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돼지, 소,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에 걸리는 구제역은 감염된 동물과 농기구 등과 최소한의 접촉만으로도 전염되며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구제역은 동물의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입과 발굽이 물러지며 체중이 줄어들고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가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인간은 구제역에 쉽게 감염되지 않으나 상처부위나 소화기관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영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기는 1981년 이후 20년 만의 일로써 지난 해 돼지 콜레라 발생과 2차 광우병 파동으로 타격을 받은 영국 축산업에 엄청난 손실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육류 관련제품 수출이 금지되는 동안 매주 약 1,200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67년 구제역 발생으로 44만2,000 마리의 가축을 도살한 영국은 당시 1억5,000만 파운드의 손실을 입었다.

광우병 파동으로 지금까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유럽지역의 국가들에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유럽의 축산업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태국 정부도 태국 동북부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해 소 80여마리를 도살했다고 밝혀 아시아지역에도 구제역 경계가 번지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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