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폼니시(러시아) 전부천SK감독이 처음 팀을 맡았을 때 훈련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한국선수들은 기본기(개인기)가 훌륭하다. 저 정도라면 해볼만하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 수록 그는 "혼자할 때는 잘하는데 여러 명이 하는 게임에서는 왜 훈련 때처럼 하지 못하느냐"며 의아해 했다.
히딩크 감독이 처음 대표팀을 맡았을 때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다"고 칭찬했다가 두바이 4개국 대회가 끝난 뒤 "많은 문제가 개인기부족에서 온다"고 말한 것은 니폼니시 감독의 경우와 크게 틀리지 않다. 히딩크가 말한 처음의 개인기는 기본기이고 나중의 개인기는 개인전술을 의미하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보자. 스트라이커 최용수와 김도훈은 늘 상대수비수의 등을 지고 플레이를 하다가 넘어지기 일쑤다. 이 기술은 스트라이커에게 꼭 필요하지만 수비의 폭이 좁고 압박이 심한 현대축구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외국의 유명 스트라이커들이나 98년 K리그 득점왕 샤샤(성남 일화)의 플레이는 우리 공격수들과 다르다. 공이 일단 날아오면 전후좌우로 이동하면서 상대 수비수를 끌어냈다가 다시 되돌아가 안전한 위치에서 공을 받는다.
흔히 축구에서 '공이 없을 때의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움직임을 의미한다. 우리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빠른 패스를 못하는 것도 항상 공을 받기 전 주변상황을 체크하지 못하기때문이다.
말하자면 한국선수들의 개인기부족은 기본기가 아니라 개인전술의 부족을 의미하는 것이다.
히딩크감독이 주장하는 생각하는 축구는 바로 개인전술을 의미하는 것같다.
우리 선수들의 잘못된 플레이는 어렸을 때부터 잘못된 교육을 받았기때문이며 단 시일내에 고쳐질 수 없는 고질적인 것이다.
지금도 스타출신의 한 프로감독은 '등을 지는 기술'을 강조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축구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자질은 체력, 투지, 개인기, 스피드, 두뇌 등을 꼽을 수 있는데 현대축구에서 두뇌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생각해야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유승근기자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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