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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병역비리 전면조사

입력
2001.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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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병역비리 수사가 13일 일단락됨에 따라 연예계 병역비리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병무청은 주로 외국 영주권을 이용해 병역면제를 받거나 입영을 연기한 연예인 100여명의 명단을 파악, 이르면 다음달말부터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오점록 병무청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연예계에 '해외파'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외국영주권을 이용한 편법으로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3월말부터 병역면제, 입영연기를 받았거나 대상에 있는 연예인 100여명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 청장은 또 "21일 국회에서 멤버 대부분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된 모 댄스그룹도 조사하겠다"면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전원 입영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댄스그룹과 미국 교민출신 모 인기가수는 거듭된 입영연기로 지난해 병무청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특히 병역법상 외국 영주권자가 국내 교육기관에 다닐 경우 모국 수학생으로 분류, 졸업시까지 입영을 연기시키는 점을 악용해 학적만 둔채 영리행위를 하는 연예인들을 집중 조사키로 했다.

또 상당수 연예인들이 질병을 과대 포장해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 앞으로 정밀 신체검사를 벌여 이를 발본색원키로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21일 국회 국방위 질의를 통해 "현재 외국의 영주권을 지닌채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은 모두 180여명에 이른다"며 "일부는 징집을 연기하기 위해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1년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6개월은 외국에서 보내는 방법을 써왔다"고 지적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연예인 병역 문제

"허리 수술이나 한 번 하자."

얼마 전까지 연예계에서는 병역문제를 처리하는 가장 바른 방법으로 수술을 택했었다. 김민종 김원준 김현철 박형준 서태지 손지창 장동건 정우성 주영훈 한재석 등은 모두 허리 신장 무릎 어깨 등의 신체질환이나 정신질환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연예인. 이들은 모두 재검까지 받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났지만 일부 연예인은 '진단서 조작'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 된 바 있다.

연예기획자들이 LA로 원정을 가서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있는 연예인을 캐스팅하는 것은 군입대 문제를 원천적으로 피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해체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H.O.T'의 멤버인 토니 안은 현재 미국에 체류중이다.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비자 연장을 위해 미국에 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그룹은 5년째 이런 방식으로 국내에서 활동을 계속하면서 국내에 체류해왔다. 유승준,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 브라이언, '코요태'의 김구, '터보'의 마이키 등이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갖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가수, 연기자, 모델 등을 합쳐 적어도 200명 이상이 외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병역법이 '대학에 다니는 영주권자라도 소득이 있으면 입대해야 한다'는 쪽으로 개정될 것이란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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