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경제 지표로 권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 재무부 장기채권이 미 정부의 엄청난 재정흑자 행진으로 10년 후면 사라질 전망이다.지난해 9월말 끝난 미국 2000 회계연도의 재정흑자 규모는 1948년이래 최대인 2,370억 달러에 달하며 이 같은 흑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미 정부가 기채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지난해 3ㆍ4분기 미 정부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발행한 30년짜리 재무부 장기채권의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27%나 감소했다. 미 정부의 전체 기채규모도 지난 3년간 4,000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 금융계에서 30년짜리 장기채의 경우 내년이면 발행이 중지되고, 7~10년이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의 최근 움직임으로 볼 때 1년짜리 채권의 경우 이 달말로 발행이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1조6,000억 달러 규모 감세정책 덕분에 10년 정도는 재무부 채권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미 채권시장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30년짜리 장기채의 독특한 위치와 연ㆍ기금 등 리스크 회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능한 오래도록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재무부 채권이 사라질 경우 대신 지난 3년간 급팽창한 회사채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 노년을 맞는 2020년쯤에는 미 정부가 다시 장기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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