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상 첫 '공채 원장' 선출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 이진순 현 원장, 이계식 전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 등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20일 마감된 KDI원장 공모에는 이들 3명 외에 모 지방대학장, 시민단체회장등 총 6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산하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사회연구회(이사장 임종철 서울대명예교수)는 28일 KDI원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 뒤, 내달 7일 전체이사회에서 투표로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강 전 장관이 신청서를 접수할 때(19일)까지만 해도 워낙 '거물이 뜬' 만큼 그의 '싱거운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진순 원장과 이계식 전 실장이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혼전 양상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정부와 KDI 주변에선 여전히 강 전 장관의 '거물 프레미엄'을 예상하고 있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경제사회연구회 이사진이 민간학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결과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사진은 총 1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부인사는 당연직 5명(국무조정실장 재경ㆍ산자ㆍ농림부차관, 기획예산처차관) 뿐이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민간인사들(교수 8명, 언론계 1명, 업계 1명)이다.
이중 일부는 강 전 장관의 개인적 역량에 관계없이 KDI원장을 관료출신이 차지하는데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강 전 장관의 일반적 우세 관측 속에, 이진순 원장이나 이계식 전 실장의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전 장관은 구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에서 거시경제정책을 담당하며 오랫동안 KDI와 호흡을 맞춰왔고, KDI파견근무 경력도 갖고 있다.
'국민의 정부' 출범후 경제수석과 재경부 장관으로 DJ노믹스를 주도했다. 이진순 원장은 숭실대 교수 시절 DJ 경제자문그룹인 '중경회' 멤버로 활동한 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KDI원장으로 임명됐다.
공무원(행시8회)와 학자(KDI연구위원) 경력을 모두 갖고 있는 이계식 전 실장은 현 정부들어 공공개혁 실무책임(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을 맡았으며, 현재 KDI 부설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맡고 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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