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는 3개의 유치원인 MBC '뽀뽀뽀', KBS 'TV유치원', EBS '딩동댕 유치원'이 있다. 한때 세 명의 친자매가 이 유치원의 교육을 각각 맡아았었다. 임정연(41) 임도연(33) 임지연(30)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아ㆍ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세 자매의 손을 거쳤다. 지금도 정연씨는 KBS 2TV '수수께끼 블루', 도연씨는 EBS '방귀대장 뿡뿡이' , 지연씨는 KBS2TV '동화 나라 꿈동산' 을 맡고 있다.
그동안 유아 프로그램 대본만을 써왔다는 세 자매가 작가로 입문한 것은 맏언니 정연씨의 영향이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정연씨가 1884년 MBC '뽀뽀뽀' 로 데뷔하면서 자료조사나 모니터를 하던 두 동생도 자연스럽게 유아 프로그램 전문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대본을 두 동생에게 보여주고 미진한 점을 물었다.
나중에는 동생들이 자기들도 작가를 하겠다고 했다. 정연씨는 말리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비해 방송사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유아 프로그램에 대한 세 자매의 자긍심은 대단하다.
"외국에선 유아, 어린이들의 정서와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아 프로그램에 전문인력과 막대한 투자를 하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보고 자랄 아이들이 있기에 최선을 다한다"고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은다.
자매사이지만 세 사람의 대본을 쓰는 스타일은 매우 다르다. 한마디를 해도 신중하게 말하는 정연씨는 대본을 여러 번 고치는 '심사숙고형' 이고, 끊임없이 말을 늘어놓는 도연씨는 쓸 내용을 자신의 아들(5)에게 적용해 반응을 알아본 뒤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는 '반짝형'이다. 반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막내 지연씨는 요점만을 잘 포착해 쓰는 '센스형' 이다.
유아 프로그램도 시청률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세 사람은 선의의 경쟁자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세 사람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동안 MBC '뽀뽀뽀'(정연), KBS 'TV유치원'(도연), SBS '춤추는 젤라비'(지연)등 방송 3사의 대표적인 유아 프로그램을 맡아 경쟁했다.
결과는 막내의 승리. "유아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신경쓰기 보다는 유아의 정서와 교육에 좋은 내용으로 꾸미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 사람이 모여 상대 프로그램을 모니터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요." 둘째 도연씨의 말이다.
잠시 케이블TV의 성인 대상의 프로그램을 집필하는 외도를 한 막내 지연씨는 " 유아 프로그램을 쓸 때보다 재미도 없고 신이 안나 그만뒀다" 고 말했다.
평생 유아 프로그램 작가의 길을 가고 싶다는 세 자매는 방송사가 유아들이 보기 편한 시간에 편성을 하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참신한 내용을 과감하게 수용해 주기를 바란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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