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출신의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의 월드컵상위권 입상을 위한 카드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영입되었다. 이를 외국인 투자유치 관점에서 본다면 히딩크 감독은 외국의 선진기술이다.선진기술이 고액의 로얄티(연봉)를 통하여 한국제품(축구)의 품질개선(기술향상)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어쨌거나 그는 잇단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축구팬들의 여망에 부응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영입에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것은 그가 축구 선진국가에서 오랜 기간 감독생활을 함으로써 선진기술을 우리에게 전수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한국축구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얘기는 전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인 감독이 선진국의 축구감독을 맡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한국의 축구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져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타이어의 수입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내업계와 외국계 수입업계간의 다툼은 이러한 상식을 벗어난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내업계는 아무리 유명규격을 획득한 타이어라도 반드시 국내의 별도 규격검사를 통과할 때 수입을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여 이를 관철시켰다.
이에 따라 작년 4월이래 DOT등 세계 유명규격을 획득한 외국산 타이어의 경우에도 무조건 별도의 국내규격검사를 통과하여야만 국내에 수입되도록 하고 있다.
이를 굳이 축구와 비유한다면 축구 선진국의 마라도나, 펠레 등의 유명축구선수를 국내에 영입하면서 국내에서 잘 뛸 수 있는지 별도의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나 히딩크 감독에게 국내적응을 위한 감독자질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국내업계의 불만은 왜 한국산 타이어는 외국에 수출하기 위하여 해외유명규격을 획득해야하고 외국산타이어는 아무 제한없이 수입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국수주의적 관점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축구기술이 선진화될 때 아무런 애로 없이 한국인 감독이 선진국 감독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한국산 타이어의 품질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국내검사만으로도 세계에 수출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닐까?
외국산타이어와 공정한 경쟁을 통한 품질제고 노력없이 별도의 국내규격검사제도와 같은 비관세장벽을 통하여 국내시장을 가급적 보호하려 할 때 우리 타이어의 제조기술은 선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품질과 규격심사제도가 선진국으로부터 아무런 이의제기도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면 우리 자체의 검사만으로도 전세계에 수출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날이 빨리 오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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